
개강하면 자주 좀 읽읍시다. 흑흑
*편의상 존대는 생략합니다.
*읽었던 거
1. 그림자 자국
드래곤라자 10주년 기념으로 황금가지 측에서 단편좀 써달라고 했다가 한권짜리 분량을 받고 어안이벙벙했다는 그 책 -_-
읽고 나서 느낀 건 역시나 명불허전. 항상 뭐 이영도 관련 글 쓸 때마다 항상 언급하는 거지만, 이영도만큼 맛깔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도 꽤 드물다. 뭐 '사변적인 글' 이라는 꼬리표는 이번에도 떼지 못 했지만 -_-; 뭐랄까 이런 이야기 내에서의 강한 주제의식은 이제 뭐 이영도 글의 특징이라고 봐도 될 듯요. 이번 작에서의 메세지란 건 피마새나 눈마새처럼 복잡하지도 않고, 오히려 단순하다 못해 진부할 수도 있는 소재라 그다지 큰 부담없이 봐도 될 테고.
팬서비스로서의 면목도 충실하고, 글 자체로써의 재미도 괜찮은데다가 껄쩍지근한 뒷맛이 다른 글들에 비해 덜하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볼 수 있을듯? 다만 드래곤 라자를 안 읽어봤다면 재미가 약간 떨어질 수 있음. 어디까지나 드래곤 라자를 위한 글이었던 만큼.
2. 살육에 이르는 병
루리웹 쪽 사람들과 추리소설쪽 좋아하는 친구놈이 추천해준 책. 사실 개인적으로는 좀 오래된 고전 추리소설(아가사 크리스티나 도일 경이 쓴 거 같은거;)를 좋아하는 편이라, 이쪽 외의 추리소설을 읽었던 건 호들이 추천해 준 교고쿠도 시리즈 정도밖에 없었던 터라 조금 읽는 데 있어서 '설마 이거 내 취향 아닌 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 고전추리는 말할 것도 없고 사실 전에 읽었었던 교고쿠도 시리즈가 워낙 (좋은 의미로) 뒤통수를 후려갈긴 책들인 터라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합격점 이상. 최근에 읽었었던 교고쿠도 시리즈가 이리저리 독자에게 변화구를 던져가다가 결정적인 직구 한 방으로 독자가 '아!' 소리를 내뱉게 했다면, 이 책의 작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직구만 던진다. 근데 직구 주제에 워낙 무브먼트가 좋아서 변화구로 착각할 수준이라는 게 문제.
책을 약간 꼼꼼히 읽지 않았다면 "반칙이야!"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본문 내에서 작가는 어떻게 보면 정직하고, 집요하다고도 할 만큼 힌트를 깔아준다. 읽는 도중에 독자 스스로도 나름의 추측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요즘들어 나오는 추리소설, 특히 이런 일본 쪽에서 나온 추리소설들 중에 나오는 트릭들이 논란의 여지를 한두개씩 남기는 경우하고 비교해보자면 여기서 쓰인 트릭은 뭐 누굴 탓할 수도 없는 (..) 트릭. 비록 고전추리와 같은 명탐정이나 범인과 탐정의 지능싸움 같은 걸 기대하기는 조금 힘들지언정, '아, 간만에 골때리는 추리물 읽었다' 라는 뿌듯함을 느끼고 싶다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음.
3. 바카노!
그나마 제일 최근에 샀던 NT노블 시리즈. 사실 NT 쪽은 요즘 거의 끌리는 게 없어서 -_-; 사는건 거의 이전에 읽었던 것들 위주로?
바카노도 사실 나온 시점은 좀 많이 됬는데 이제야 사게 됬다. 일단 주 스토리의 배경이 금주법 근처 때의 미국이라 이 시대 분위기 겁나 좋아하는 본인으로써는 (......) 일단 그거만으로도 플러스. 글 자체도 꽤 괜찮다.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꽤 많이 쏟아져나오는데도 난잡한 분위기로 흘러가지 않고, 어떻게 보자면 약간 건조하게 느껴지는 감도 있을 정도로 담담하게 써내려가는 것도 좋고.
최근에 작가인 나리타 료우고는 Strange Fake라고 페이트 세계관에서의 외전을 하나 쓰셨다는데 -_-;
작가가 작가인만큼 나스나 우로부치와는 또 다른 맛일 것 같아서 꽤 읽고싶어지긴 함. 다만 언어의 장벽이... 흑흑
4. DDD(Decoration Disorder Disconnection)
개인적으로 글은 재밌게 읽지만 그다지 '이렇게 쓰고프다' 라는 느낌이 안 드는 작가가 몇몇 있는데 그 중에 대표적인 한 아저씨가 바로 나스 키노코 -_- 만연체를 넘어서 읽는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복잡하고 애매모호한 묘사 떄문에 오히려 재밌을 이야기 소스마저도 퇴색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은 데다가, 결정적으로 세계관을 사골국 재료마냥 울궈먹는 작태가 워낙 맘에 안 드는 것도 한몪 했음;
그나마 DDD의 경우는 그런 골빠개지는 개념의 복잡한 서술이라던지 사람 피곤하게 하는 묘사가 그래도 많이 나아진 데다가, 세계관도 완전히 일신했다는 점에서 박수. 다만 역시나 기존 작들에서 느껴졌던 특유의 분위기가 여기서도 그대로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기대해봐도 될 듯. 기존 거 울궈먹는건 그만 하고 이제 슬슬 비주얼노블 쪽도 딴 세계관으로 내보면 안되겠수? 요즘은 작화 담당도 타케우치 말고 코야마가 하는 판에; 난 개인적으로 이 양반이 말 그대로 판타지를 썼다면 어땠을지 겁나 궁금함.
뱀발. 따로 적진 않았지만 부기팝 시리즈의 저자인 카도노 코우헤이도 개인적으론 비슷한 선상에 서 있음 -_-;
근데 이 아저씨 글도 나이트워치 시리즈는 좋더라.
(DDD하고 다르게 딱히 뭐 묘사가 심플해졌다던지 그런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5. 작은 일기(Diario Minimo)
사실상 움베르토 에코의 칼럼집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일찍 나온 책이지만(현지에선) 어째서인지 내가 읽게 된건 맨 마지막;;
제일 처음에 나왔던 책들이기 때문에 그런 진 잘 모르겠지만,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이나 <미네르바 성냥갑>과는 대조적으로 사회적인 이야기, 우리 주위에 있었던 사건들에 대한 칼럼보다는 전반적인 문화비평 칼럼에 가까운 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사전지식이 없다면 몇몇 글은 그다지 내용이 쉽게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을 글들도 꽤 많은 편. 그렇다고 뭐 딱딱하기만 한 건 아니지만, 앞서 말한 두 권이 식빵이라면 작은 일기의 경우는 겉이 좀 딱딱한 바게트에 가깝다고 해야 할 것이다. 식빵 먹다가 먹기엔 이질감을 느낄 가능성이 꽤 큼. 바게트가 주식이라면 또 모르지만.
*읽어야 할 거
-주제 사라마구, 죽음의 중지(Death with Interruption)
추천 & 아는 분의 뽐뿌질로 샀음. 아직 다 읽진 못해서 감상평이나 독후감은 나중에.
글 자체는 술술 읽히는 편인데, 편집의 문제인지 아니면 주제 영감님이 원래 이렇게 쓰시는건진 몰라도 읽다보면 좀 눈이 피곤한 감도 좀 있다. 가독성이 떨어진다고 봐야 되나 -_- 나스 글마냥 읽어도 이해 안 되고 눈도 피곤한 글은 아니니 다행이네.
-Gurps 국문 2판 기본 세트 : 캐릭터북 & 캠페인북
기본 세트는 이미 익숙해질 정도로 읽어봤고, 캠페인북은 추후 마스터링을 위해서 -_-;;;;
TRPG 한창 기획중인데 캠페인북 안 읽고 있으면 이건 뭐 만년 사상누각이겠음이네여...
캐릭터북의 경우는 딱히 TRPG가 아니라 세계관 구축을 할 때도 꽤 도움이 되는 편. Gurps 자체가 자유도가 좀 높다 보니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이건 사서 읽으려는데 일단 보류 -_-;;;; 주머니사정이 좀 더 풍족해지면 살 예정!
움베르토 에코가 이 글을 마지막으로 소설 집필을 하지 않겠다고 한 만큼 에코의 마지막 소설이라고 봐도 무방.
뱀발 2 : 운전면허 장내기능 붙었습니다. 할렐루야!



덧글
언제읽지!!!!! ㅎㄷ고ㅓㅏㅎㄷ럳ㅎㅈㄷㅀㅈㄼ
너님 군대가면 기다리면서 읽어주마 크릉
난 카도노 나이트워치만 읽고 반했지. 부기팝은 안건드렸지 응.
뭐 군대가기 전엔 줄 수 있겠넹....
난 부기팝은 초반 몇 권하고 왜곡왕만 읽고 땡. 그 이상은 안 끌리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