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및 작업물 Hermes Express / 06 2009/06/01 02:55 by 붉은바람

늦은 6화..................
요즘 일도 많고 사건도 많고, 여러가지로 생각정리가 안 되서 포스팅이 뜸했습니다.
시험준비기간인것도 있구요 -_-;

일단 6화 올리고 나서 나중에 따로 포스팅 좀 할게요.






 

-12.13, am 9:00



"그러니까...음. 에, 그... "
"뭘 그리 정리를 못 해. 놈이 도전을 해 왔고 우리가 그 놈을 신나게 두들겨 패주면 되는 거 아냐. 뭐 자신은 별로 없긴 하지만."
"........그렇게 쉽게 말씀하셔도 되는 거에요?"
"이 짓 한 두번 해보냐? 의뢰주가 까라면 까야지."

저는 이게 첫 일인데요- 라는 말이 목구멍에서 발사되려고 용트림을 하는게 느껴졌다. 간신히 목구멍을 뛰쳐나오려는 말을 삼키고 나서, 나는 마틴을 바라봤다. 나를  정박아 보듯이 쳐다보던 마틴은 몇 초 못 가서 시선을 거두고 다 피운 담배를 재떨이에 구겨넣으며 내뱉었다.

"알아, 알아, 안다고. 의뢰주 건도 있고 남 심장 뽑아간다는 새끼를 가만 놔두는 것도 이상하긴 하지만..... 상대가 보통이 아니라 불안하다 그 소리 아냐."
"진짜, 그러니까, 정말로 딱 한 번만 더 물어볼게요. 대화로 뭐 해결해본다던지 할 수는 없는 거에요?"
"대화로 해결할 놈이었으면 대놓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예고장 같은 것까지 친절하게 첨부해주시겠냐."

말을 마침과 동시에 마틴은 모두에게 보라는 듯이 '예고장' 을 들어 팔랑거렸다. 우울한 기분에 나는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 입에 물었다.
마틴이 팔랑거린 '예고장'은 우리 의뢰주의 화금석(차마 심장이라곤 말 못하겠다)을 가지러 가겠노라고 공언한 미치광이 마법사, 페머터가 직접 우리 특무운송국 앞에 보낸 것이었다. 내용 또한 우리 앞에서 공언한 대로 담백했다. 모월 모일 몇 시 드미첸 가 저택으로 화금석을 가지러 가겠으니 알아서 하십쇼. 막던지 말던지 상관 안 하겠음. 뭐 그래도 내가 그걸 가져간다는 거엔 변함이 없겠지만 운운. 그 편지가 페머터가 우리 앞에서 했던 공언과 다른 점이 있다면, 좀 더 내용이 명확하다는 점 정도였다. 몇 시에 정문에서 나와서 어떠한 루트를 탄 다음에 정확히 몇 시에 사라지겠다- 같은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다 적혀있는 걸 보면 좀 명확한 수준이라기보단 차라리 편집증에 걸린 사람이 써 보낸 범행 계획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긴 했지만.
내가 그 점을 지적하자, 같이 담배를 물고 뚱한 표정으로 나와 마틴을 쳐다보던 여성 에이전트 한 명이 내뱉었다.

"딱히 이상할 것도 없잖아. 보낸 사람부터가 미친 놈인데."
"내 말이 그 말이다."

한 대를 재떨이에 구겨넣은지 몇 분도 안 되서 꺼낸 두 개피 째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는, 마틴은 그 에이전트에게 대꾸했다. 그리고는 세 개피 째 담배를 꺼내며 나에게 말했다.

"뭐 보낸 사람이 미친 놈이라는 걸 전제로 깔아두고 생각하다보면 한도 끝도 없긴 하지만."
"진짜 그거대로 결행할지, 아니면 안 할지 모르니까?"
"예측은 어디까지나 정상인들 범위에서만 할 수 있는 거 아니겠냐. 애초에 주파수가 다른데 어떻게 하겠어. 이건 뭐, 그런 면에선 그냥 쓰레기라고 봐도 될 거 같은데. 안 그렇습니까? 지부장님."

마틴의 말에 제르보스 지부장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리고, 모두에게 담배를 끄라는 식의 손짓을 해 보였다. 불이 난 게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자욱한 연기를 만들어내던 주범이 하나 둘 씩 재떨이로 사망신고를 하러 들어가시고 난 뒤에야, 지부장은 느릿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말했다.

"흠.....뭐 지금 와서 진부하게 중요한 일이다 뭐다 하는 것도 웃기겠지. 우리가 하는 일 중에 안 중요하고 안 위험한 일이 어디 있겠냐마는."

아무도 지부장의 말에 대꾸할 말을 찾지 못했다. 모두를 살짝 둘러본 뒤, 지부장은 예의 그 느릿한 목소리로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나라도 피하고 싶은 게 사실이긴 하다. 하필이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일류 마법사라니.... 의뢰주가 VIP만 아니었어도 그냥 거절했을텐데."
"뭐, 높으신 분이 까라면 까야죠. 안 그래, 오르샤?"
"나 말하는 거냐, 아니면 의뢰주 말하는 거냐?"
"다 알면서 왜 그래요, 보스. 마틴 저 자식 말버릇 아시면서."

오르샤라고 불린 여성 에이전트가 여전히 뚱한 표정으로 지부장에게 대꾸했다. 지부장은 쓴웃음을 짓고는 대답했다.

".......할 말이 없구만. 솔직히 말해서 나도 이런 터무니없는 놈을 끌어온 놈이 누군지 멱살 잡고 화 내고 싶지만.."
"제가 대신 화 내도 되겠습니까?"
"월급 받기 싫지?"

제르보스의 말에 장난스럽게 이죽대던 마틴은 금세 꼬리를 말았다. 여전히 뚱한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던 오르샤는 표정을 약간 풀고는 지부장에게 질문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실 거죠? 보스."
"뭘 어쩌긴. 저 놈 말대로 의뢰주가 까라면 까야지."
"만사가 뒤틀린 놈하고 생초짜 가지고 어떻게요?"
"누가 들으면 너나 다른 요원들은 투입 안 하는 줄 알겠는데."

지부장의 말에 오르샤의 얼굴이 구겨지는 게 보였다. 마틴의 얼굴이 덩달아 구겨지는 것도 꽤 볼 만 했다. 생초짜라고 불린 건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지만.

*****

 

-12.13, pm 8:00

회의는 그다지 깔끔하게 끝나진 않았다. VIP가 관여되어있는 만큼 회사 측에선 총력을 다한다는 태도 정도만 확실히 정해졌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견이 많았다. 요원들 투입 수준, 배치, 대응 방법 등등등 여러가지 이야기는 많았지만, 결국 정확하게 정해진 게 하나도 없었다는 이야기다. 역시 아무래도 상대가 '미친 놈' 이라는 점, 그리고 그 상대가 대놓고 계획을 발설했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한 듯 했다. 과연 편지대로 대응해야 할까? 속임수는 아닐까? 아냐. 진짜로 결행할지도 모르지. 그게 속임수면 어쩔 건데 그래요? 프로페셔널이라면서? 젠장, 그 전에 미친놈 아냐. 아뇨, 그 전에 마법사죠 운운.

실제론 더 많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머리만 아파올 뿐이었다. 실감이 안 나서 그런 건지, 아니면 내용이 내가 알아먹기엔 워낙 복잡한 이야기라 그런진 모르겠지만 피곤함도 몰려왔던 것 같다. 그리고 집에 와서 방문을 열고 불을 켠 지 5초쯤 지났을 때, 나는 내 몸 상태를 좀 의심해봐야 했다. 어라, 뭐야? 피곤하긴 한데 내 몸 상태가 이렇게 안 좋았나? 며칠 전에 봤던 그 미친 마법사 얼굴이 왜 내 방에서 보이지? 그것도 침대에 버젓히 앉아있는 모습으로?

"여."

페머터의 말에 내 필사적인 노력은 오박살이 났다. 아무래도 현실을 수용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어쩌지? 비명을 지를까? 비상벨을 누를까? 아니면 총을 뽑아?

"오, 맞았다, 맞았다. 역시 총 안 쏘네. 딴 놈들은 보자마자 불문곡직하고 총부터 쏠 거 같아서 여기로 와 봤는데."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당신은...."
"얼굴 기억 안 나?"
"아,아,아,아니 기기기기기기억은 나나나나나나는데..."
"뭐야. 근데 왜 그렇게 떨어?"

당신이 지금 한 짓이 주거불법침입죄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냐는 말이 목구멍에서 간신히 튀어나왔다. 물론 내가 들어도 쪽팔릴 만큼 말이 썩은 밧줄 끊어지듯이 튀어나왔다는 게 문제긴 했지만(특정 음절이 기관총 쏘듯이 반복되서 튀어나가기까지 했으니 말 다 했다). 한참 동안 나를 정박아 쳐다보듯이 쳐다보던(어째 요즘들어서 이런 시선을 받는 데 익숙해진 것 같다) 페머터는, 이윽고 입가를 쭉 올린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했다.

"상관 없잖아. 뭐 훔치러 온 것도 아니고."
"아, 아니 그그그그그그러니까 지, 지금 그그그문제가아니잖...."
"젠장, 떨지 말라고. 그러니까 내가 진짜 도둑놈 같잖아."

도둑놈과 다를 게 뭐냐는 말이 다시 뛰쳐나갔다. 물론 그 뒤에는 페머터의 안쓰럽다는 시선이 뒤따랐다. 제기랄.

"안쓰럽구만. 뭐, 별로 나아질 것 같진 않으니까 그냥 뭐 온 이유나 밝혀보도록 할까. 너, 내가 왜 화금석을 훔치려는지 궁금하지 않냐?"
"어,으,어,잠깐,뭐라구요?"

갑자기 뜬금없이 튀어나온 말에 딸꾹질까지 나올 지경이었다. 목이 메어오는 것 같아서 잠시 가슴을 치고는, 나는 페머터에게 대답했다.

"켁,으,어,그..그러니까, 뜬금없이 그게 무슨 소리에요?"
"어, 좀 괜찮아진 모양이네."
"다, 당신한테 그런 소리 듣고 싶진 않은데요."
"알았어, 알았어. 뭐 듣고 싶다는 뜻으로 대충 간주하고 이야기하자면......아, 역시 그대로 가르쳐주면 재미 없나. 뭐 그럼 질문이나 좀 하지. 중요한 질문이니까 잘 들어보라고."
"뭔데요?"
"왜 드미첸 가가 하필이면 화금석을 가지고 있을까? 무슨 소리 하는지 모르겠으면 좀 더 구체화시켜서 말해주지. 왜 드미첸은 화금석을 심장에 가지고 있을까?"
"그야 당연히.........."

페머터에게 대답을 하려다가 대답이 목구멍에 걸렸다. 페머터가 내게 던진 질문은, 내가 의뢰주를 만나기 전에 했던 질문과 똑같았다.
왜 하필 심장에 화금석을 가지고 있는 거지?

"..........다,당신, 뭔가 알고 있는 거에요?"
"당연히 알고 있지."
"그, 그러면 이런 걸 왜 저한테 말하는 거죠?"

내 질문에 페머터는 어깨를 한 번 으쓱해보였다. 모르겠다는 제스쳐인지, 아니면 우쭐대는 제스처인지 알기 힘든 제스쳐였다. 제스처 이후에 예의 그 입가를 쭉 올리는 미소를 짓고 난 뒤, 페머터는 입을 열었다.

"일종의 전희(前戱) 정도로 생각해 두면 될 걸. 재밌을 거 같아서다, 왜? 이유 더 필요해?"
"아,아아아아니, 그,그그그그그그게 아니잖..."
"얼씨구, 또 그러네. 아, 가기 전에 더 말해 두지. 네 상사한테 그 편지는 진짜니까 그대로 대비하면 될 거라고 전해. 내 질문 한번 더 생각해보고."

이봐요, 잠깐...이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언제 거기에 있었냐는듯이 페머터는 사라졌다. 나는 그가 사라진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그가 앉아있던 침대로 몸을 던졌다.
피곤했다. 하지만 눈이 감기지는 않았다. 머릿속은 온통 페머터가 다시 내 머릿속에서 끄집어낸 듯한 질문으로 가득 차 있었다.

왜, 드미첸은 자기 심장 안에 화금석을 가지고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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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히텡 2009/06/01 03:30 # 삭제 답글

    일ㅃ..가 아니고ㅜㅠㅜ
    오오 왜 그런거야ㅠㅜㅜㅠㅜ??? 얼렁 다음화 ㄲㄲㄲ 오르샤 누나 나와서 넘 행복한 저 T▽T)/
  • 붉은바람 2009/06/02 10:46 #

    순ㅋ위ㅋ권ㅋ
    오르샤 좋지 나도 좋아해
    ....?!!???
  • 호들 2009/06/01 18:08 # 삭제 답글

    사실 화금석은 심장에 박아넣으면 아머 +40의 효과와 체력리젠이 300퍼 올라가고 올스텟이 상승하지요.


    오오오!!! 이것으로 부자왕은 아무것도 아니야!


    는 꿈



    그런데 7 기다릴 생각하니 슬퍼지는군. 힘내라스라.
  • 붉은바람 2009/06/02 10:48 #

    아놔 땡블러드스톤 자제요 ㅡㅡ 브레이서에 파트도 안 들었네
    는 꿈

    7화는........에휴 [..]
  • xizang 2009/06/01 22:05 # 삭제 답글

    중간고사 끝났다는 포스팅이 불과 몇 개 전인데 기말고사 준비기간...[...]
    힘내요-_-;;;

    드미첸이 심장에 화금석을 가진 이유는....말하면 스포일러가 되는건가-ㅁ-?;;;
  • 붉은바람 2009/06/02 11:03 #

    아헝흐ㅓ흐겋으허긓긓긓ㄱㅎㄱ

    밝히시면 스ㅋ포ㅋ
  • 팅뤠 2009/06/02 20:23 # 삭제 답글

    아학하가학하ㅏㅎ가학학 ...확실히 저렇게 말하니 궁금해지네.

    근데 난 다필요없고 저 컵흘 나온게 행복함 학학학
  • 붉은바람 2009/06/19 02:27 #

    ㅋ..........
  • 푸치코 2009/06/19 00:35 # 답글

    재밌게 읽고감
    절단신공이 쩌는듯 ;ㅅ;
  • 붉은바람 2009/06/19 02:27 #

    절ㅋ단ㅋ마ㅋ공ㅋ
  • 이루엘 2009/07/01 12:05 # 답글

    마법사 양반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 죽겠다.
    재밌게 읽고감.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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